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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림자를 판 사나이 (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

토아드 2019. 6.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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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크룩생크의 삽화가 들어간 표지

 

 '그림자를 판 사나이' 라고 의역되기도 하는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책 속에서 주인공인 '슐레밀'은 '회색 코트를 입은 사나이' 를 만나 금화가 무한대로 나오는 주머니와 자신의 그림자를 교환하는 거래를 하게 된다. 슐레밀은 무한한 금화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고 무시를 당하게 된다. 자신의 충실한 하인 '벤델' 은 자신만을 이해하고 그림자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슐레밀은 사랑을 하더라도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길을 가더라도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비난받기에 자기 마음대로 집밖을 나서지도 못한다. 

 슐레밀은 그림자를 찾기 위해 회색 코트의 사나이를 찾아 내지만 회색 코트를 입은 사나이는 영혼을 내 놓지 않는 이상 그림자는 돌려줄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슐레밀은 이미 그림자를 교환함으로써 겪은 경험들을 알고 있기에 영혼만은 팔지 않고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러던 던 도중 한걸음에 수킬로를 걸을 수 있는 장화를 얻게 되어 자연을 탐구하는 여생을 보냄으로써 소설은 끝이 난다.

 

 소설을 보면서 누구나 그림자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을 것 같다. 나 역시 이야기 중간중간에 그림자가 없는 것을 본 등장인물들의 반응을 보면서 대체 '그림자'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보았다.

 그림자 자체가 양심, 미래를 향한 계획 이거나 그림자를 잃는 것 자체가 살인, 범법을 저지르는 것 이거나. 여러가지를 생각 해 보았지만 소설이 끝날 때 까지 명확히 생각나는것이 없었다.

 내가 산 책은 소설 본문이 끝나면 작가와 작가의 주변인물과 소설에 대한 해설이 이어졌었는데, 그 중에서 공감갔던 해설은 그림자를 잃어버린 자라고 해서 낙인하는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설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냥 그림자가 없을 뿐인데 왜 이렇게 악인 취급하고 기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었는데 작가인 샤미소는 이런 차별과 낙인 현상 또한 비판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그림자에 대한 상징성에 대해 내 생각을 종합해 보자면, 작가는 그림자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지 않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화가 무한히 나오는 주머니라는 '욕망'에 대립하는 매개체로 '그림자' 를 두고, 사람들 마다 생각하는 '그림자' 가 어떤 것인지 이끌어 내려고 한것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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